"2012 오이코스 여름학교" 공동실천 강령

2012년 8월 20-23일 한국의 전라남도 장성에서는 “생명의 하나님, 정의의 하나님, 평화의 하나님, 우리를 악에서 구하소서”라는 주제로 '2012 오이코스 여름학교'가 열렸다. 위 주제는 2013년 WCC 제10차 총회의 주제인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를 심화한 것이다. 이 학교에는 '한국 오이코스 신학운동' 회원 교수와 목사 20여명, 세계 경제생태정의운동인 Oikotree Movement의 이동 교수진 6명, 그리고 대전신학대학교, 부산장신대학교, 영남신학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장로회신학대학교, 한일장신대학교, 호남신학대학교의 학부 · 신학대학원 · 대학원 학생 80여명이 참가하였다. 2011년 오이코스 여름학교 학생들은 WCC 총회 주제에 대한 공동기도문을 채택한 바가 있다. 2012년 오이코스 여름학교 학생들이 작선한 이 공동 실천 강령은 이 기도문을 행동으로 옮기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이다.



우리는 오늘날 역사의 유래 없는 위기 앞에 서 있다. 신자유주의 경제체제로 인해 세계경제가 위기에 놓여 있고, 인종차별과 성차별로 인간의 존엄성이 위협받고 있으며, 인간의 탐욕과 무분별한 개발, 핵 발전 등으로 인해 온 지구의 생명이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는 구체적으로 성(性)정의, 다문화, 동물권, 기후변화, 핵, 빈곤과 경제정의, 한반도의 평화통일, 전쟁과 평화의 8가지 영역에서 하나님의 생명과 정의와 평화를 이루기 위해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모든 피조물은 하나로 이어져 있다. 우리의 움직임이 비록 작을찌라도 하나로 연결된 온 피조물이 예수 그리스도가 주시는 풍성한 생명(요한 10:10)을 누리는데 기여하기를 소망한다. 우리는 이 실천 강령을 나의 삶과 교회 공동체, 나아가 온 세상에서 실천할 것을 다짐하면서, 이것을 이 시대 그리스도인 자매형제들과 나누고자 한다. 

  • 성(性)정의
태초에 하나님께서는 여성과 남성 모두를 자신의 형상으로 창조하시고 서로 도우며 살게 하셨다(창2:18). 하지만 우리는 그 동안 가부장적 지배 구조로 인해 서로를 똑같은 하나님의 자녀로 존중하지 못했다. 그 결과 우리는 참된 ‘나’의 삶을 살지 못하고, 서로의 아픔을 보지 못하게 되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실천할 것을 다짐한다. 
  1. 우리는 하나님의 부성뿐만 아니라 여성성을 의식하면서, 성에 대한 꾸밈을 사용하지 않고 기도한다. 
  2. 우리는 교회 안에서 전통적으로 규정된 성역할을 바꾸기 위해 ‘타인의 삶 체험하기’라는 주제로 일 년에 두 번 특별행사를 주최한다.(예: 주차 봉사자와 식당 봉사자 역할 바꾸기) 
  3. 우리는 여성할례나 성매매 등으로 억압받는 세계 각 지역 여성들의 고통을 SNS을 통해 공유하고, 시위와 같은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그들과 연대한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여성과 남성을 창조하신 생명의 하나님(창 1:27), 여성과 남성을 공평하게 사랑하시는 정의의 하나님(고전 11:11), 여성과 남성을 화목하게 하시는 평화의 하나님(갈 3:28), 여성이나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하거나 억압받는 악습으로부터 우리를 구하소서. 

  • 다문화
하나님께서는 유대인이나 헬라인 모두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로 부르셨다. 20세기 이후의 한국사회에는 수많은 외국인 노동자들과 결혼 이주 여성들이 함께 살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주민들이 단지 힘이 없고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그들을 차가운 시선과 배타적인 태도로 대했다. 이로 인해 외국인 노동자들은 일터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결혼이주여성들은 진정한 가족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실천할 것을 다짐한다. 
  1. 우리는 일주일에 한 번 이주민들을 위해 기도하고, 다문화 관련 정보를 찾아 SNS를 통해 공유한다. 
  2. 우리는 교회에서 한 달에 한 번 이주민들에 대한 소식을 주보에 소개한다. 
  3. 우리는 다문화 사역을 하는 교회나 단체를 방문하고 그곳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참여한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하신 생명의 하나님(눅 10:27),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으신 정의의 하나님(마 28:19), 둘을 하나로 만드셔서 막힌 담을 허시는 평화의 하나님(엡 2:14), 한(韓)민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낯선 이들을 배척하는 이기심으로부터 우리를 구하소서. 

  • 동물권 
하나님께서는 모든 피조물을 창조하신 뒤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인간으로 하여금 그 피조물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돌보고 섬기도록 하셨다. 그런데 인간은 자신들의 무제한적인 탐욕에 따라 동료 피조물인 동물들을 함부로 착취하고 살육하였다. 이로 인해 동물들은 인간의 욕망대로 마음껏 소비될 수 있는 물질적 대상으로 전락했으며,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서 고유한 가치를 지닌 생명으로 살지 못하는 고난을 당하게 되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실천할 것을 다짐한다. 
  1. 우리는 최소한 일주일에 하루(식사 3번) 채식을 실천하고 횟수를 점진적으로 늘여간다.
  2. 우리는 잘못된 보신문화와 공장식 축산, 동물실험의 잔혹성을 교회와 사회에 알리고, 이와 같은 경로로 만들어진 상품을 사람들이 소비하지 않도록 설득한다. 
  3. 우리는 세계교회가 동료 피조물인 동물들과 함께 예배드릴 수 있도록 동물복지주일(Animal Welfare Sunday)을 제정할 것을 2013년 WCC 제10차 총회에 촉구한다. 
모든 피조물을 “보기 좋게” 창조하신 생명의 하나님(창 1:29-31), 약한 존재인 동물들도 살뜰히 챙기시는 정의의 하나님(욘 4:1), 그 동물들과 인간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으로 회복시키실 평화의 하나님(사 11:6-9), 우리의 이웃 피조물인 동물을 사랑하지 않고 마음대로 착취하는 인간의 탐욕과 종(種)차별주의로부터 우리를 구하소서. 

  • 빈곤과 경제정의
땅과 거기에 충만한 것과 세계와 그 가운데에 사는 모든 것들의 주인 되시는 하나님(시 24:1)께서는 이 모든 것들을 모든 사람, 모든 만물을 위해 내어주셨다. 그러나 인간의 지나친 욕심은 신자유주의 경제체제 아래에서 소수의 인간과 국가가 이 모든 것들을 독점하는 것을 묵인하였다. 그 결과는 심각한 빈부격차와 인간소외 현상, 창조세계의 파괴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실천할 것을 다짐한다. 
  1. 우리는 금융투기를 하지 않으며 일하지 않고 얻은 소득은 사회에 환원한다. 또한 공정무역 상품을 구매하거나 다국적 기업의 상품을 거부하는 착한 소비의 날을 정한 후 한 달에 한 번 실천하고 SNS를 통해 공유한다. 
  2. 우리는 ‘오이코스 주일’을 정한 후 일 년에 한 번 경제정의와 연관된 설교와 찬양, 기도문 작성, 공과공부 및 활동을 준비하여 지키도록 한다. 
  3. 우리는 ‘오이코스 공감의 날’을 한 달에 한 번 지정하여 SNS에 빈곤과 경제정의와 관련된 자료(사진, 기사, 글)들을 수집한 뒤 전 세계에 있는 친구들과 공유한다. 
하늘과 땅의 모든 만물을 창조하시고 그 주인이 되시는 생명의 하나님(창 1:1),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와 같은 경제적 약자를 굽어 살피시는 정의의 하나님(신 10:18), 희년을 통해 가난한 자와 부유한 자가 함께 어울려 살도록 하신 평화의 하나님(레 25:13~55), 신자유주의 체제 아래서 이루어지는 인간의 끝없는 욕심에서 우리를 구하소서. 

  • 기후변화
하늘과 땅과 그 위의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것이다(신 10:14). 그런데 인간은 자신들의 끝없는 욕망과 이기심으로 하나님의 몸인 이 지구를 더럽히고 파괴하였다. 그리하여 하나님께서 만드시고 흡족해 하셨던 이 생명 공동체는, 온난화 현상으로 해수면이 상승하고, 홍수와 가뭄으로 기후난민이 발생하며, 종의 다양성이 사라지는 총체적인 위기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실천할 것을 다짐한다. 
  1. 우리는 지구온난화의 주원인인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하여 과도한 에너지 사용을 억제하고, 자연을 파괴하는 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이며, 채식 위주의 식습관을 갖는다. 
  2. 우리는 집과 교회와 일터에서 실내적정온도(여름 26-28도, 겨울 18-20도)를 항상 유지한다. 
  3. 우리는 모두가 기후변화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2012년 11월 26일 - 12월 7일 카타르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18차 당사국총회(COP18)의 결의사항과 관련된 정보를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에게 SNS를 통해 알린다.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생명의 하나님(엡 1:23), 피조물의 고통과 탄식을 들으시는 정의의 하나님(롬 8:22), 주의 영으로 온 지면을 새롭게 하실 평화의 하나님(시 104:30), 인간중심적인 문명에서 비롯된 기상이변과 재난으로부터 우리를 구하소서.

  • 핵 무기와 핵 발전
하나님께서는 인류를 아름답게 창조하셨고 우리의 유일한 주권자가 되셨다. 하지만 우리는 자연을 정복하고 남을 지배하려는 교만으로 경제적 이익만을 앞세워 핵을 개발하고 소유했다. 그 결과 우리는 생태계를 오염시켰고 핵사고로 인해 많은 희생자들을 낳았으며 그들의 아픔을 위로하지 못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실천할 것을 다짐한다. 
  1. 우리는 전기세 중 3.7%가 원자력 홍보기금에 쓰이는 것의 부당함을 SNS를 통해 알린다. 
  2. 우리는 교회에서 한 달에 한 번 '전기 없는 예배'를 드린다. 
  3. 우리는 2013년 WCC 제10차 총회의 핵심의제로 '핵무기와 핵 발전'이 채택되도록 WCC 본부에 청원한다. 
모든 것을 보시기에 좋게 창조하신 생명의 하나님(창 1:31), 우리의 유일한 주권자이신 정의의 하나님(딤전 6:15),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되신 평화의 하나님(눅 10:36), 인간을 통제의 대상과 이윤추구의 수단으로 여기며, 모든 생명을 위협하는 핵권력 체제에서 이 세상을 구하소서. 

  • 전쟁과 평화
하나님께서 공의로 다스리시는 세상은 바른 질서가 회복되어 초식동물과 육식동물, 사람 사이의 평화로운 공존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다(사 11:6~10). 하지만 인간은 하나님의 평화를 무시하고 인간의 군사력과 외교력으로 평화를 이루려고 하였다. 그러나 인간이 이룩한 평화는 정의와 질서가 없는 평화였으며, 그 아래에서 약한 사람과 힘없는 국가는 피 흘리고 짓밟혀야 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실천할 것을 다짐한다. 
  1. 우리는 전쟁 및 평화와 관련된 서적을 일 년에 네 권 읽고 서평을 남긴다. 또한 일 년에 한 번 이와 관련된 박물관을 방문한다. 
  2. 우리는 교회에서 일 년에 두 번의 평화교육과, 한 번의 평화순례를 실행한다. 
  3. 우리는 평화문화의 확산을 위해 SNS를 통해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전쟁과 폭력의 심각성을 알린다. 
칼을 쳐서 보습으로, 창을 쳐서 낫으로 만들어 전쟁을 없게 하실 생명의 하나님(사 2:4), 가난하고 겸손한 자를 위해 공의와 성실로 평화의 나라를 세우실 정의의 하나님(사 11:4~5), 막힌 담을 ‘몸으로’ 허시고 둘을 하나로 만드신 평화의 하나님(엡 2:14), 하나님의 평화 대신 인간의 폭력과 지혜로 불완전한 평화를 만들고자 했던 어리석음에서 우리를 구하소서. 

  • 한반도의 평화통일
하나님께서는 분단과 갈등의 역사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화해와 해방의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도록 하셨다. 하지만 우리는 한반도의 분단체제 안에서 상대방에 대한 오랜 증오와 적개심을 품어왔다. 그 결과 우리는 형제와 자매를 미워하며 살인하였고, 정치와 이념으로 그 죄악을 정당화해왔으며, 북한 정권을 적대시한 나머지 굶주리고 있는 북한 동포들의 아픔에 대해 무관심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실천할 것을 다짐한다. 
  1. 우리는 새터민과 탈북난민의 인권보호를 위해 매일 잠자기 전에 기도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실천한다. 
  2. 우리는 교회에서 한 달에 한 번, 한 끼 절식을 통해 평화통일 헌금을 한다. 
  3.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통일 기도문을 SNS를 통해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과 공유한다. 
형제자매를 사랑함으로 사망에서 구하시는 생명의 하나님(요일 3:14~15), 원수된 자들의 화해와 대화를 위하여 한 자리로 이끄시는 정의의 하나님(막 2:19), 우리 사이를 갈라놓았던 벽을 허물어뜨리신 평화의 하나님(엡 2:14), 고통 가운데 있는 한 민족의 울부짖음을 외면하는 무관심의 악에서 우리를 구하소서. 


'2012 오이코스 여름학교'에 참여한 우리는 끝없는 인간의 탐욕으로 인해 생명력을 잃고 울부짖는 우주를 온 몸으로 느끼며 그 아픔에 동참하고자 한다. 우리의 실천을 통해 모든 피조물이 하나님의 생명과 정의 그리고 평화를 충만하게 누리길 기원한다.


'한국 오이코스 신학운동'은 21세기 전 지구 공동체가 맞이하고 있는 생태위기, 경제위기, 그리고 영성의 위기 앞에서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생명문명의 창출에 기여하기 위해 한국의 각 신학교와 대학교, 에큐메니칼 기관과 목회현장에서 생명 · 정의 · 평화의 신학과 운동에 헌신하고 있는 교수와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2009년에 결성되었다. 이 운동은 세계교회협의회(WCC), 세계개혁교회연맹(WARC), 세계선교협의회(CWM)가 전개하고 있는 경제 · 생태 정의를 위한 계약운동, 즉 ‘생명나무 운동(Oikotree Movement)’의 일원으로 세계적인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관심 있는 분들은 다음의 한국 오이코스 신학운동 홈페이지를 방문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