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꽁이들의 합창이 듣고 싶다

지난 주 WCC 부산총회 주말프로그램을 기획하기 위해 부산을 방문했다. 주말프로그램은 WCC 총회 참석자들이 2013년 11월 2일 토요일에 서울과 부산전역에 흩어져 한국의 역사, 문화, 사회, 생태, 예술 등 다양한 모습과 접하는 총회의 중요한 부분이다. 부산의 생태와 접하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늪지와 철새도래지인 우포-주관저수지-아미산전망대-을숙도 등을 연결하는 코스를 사전 답사했다. 그러나 아미산전망대와 을숙도를 방문하고는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정부가 낙동강하류와 을숙도를 생태공원으로 조성했지만 그것은 생태파괴의 현장이었기 때문이다.

을숙도는 원래 맹꽁이의 서식지였다. 맹꽁이가 서식하려면 물이 깊어도 안 되고 갈대와 적당한 습지가 조성되어야 한다. 그런데 생태공원이라 합시고 을숙도를 한 바퀴 도는 도로를 만들고 자동차가 돌며 가운데의 갈대밭은 완전히 해체하고 큰 연못을 만들었다. 그리고 곳곳에 테니스장등 인간을 위한 시설물을 설치하고 생태공원이라 명명했다.

안내하던 을숙도에서 환경을 감시하는 분은 이것은 맹꽁이나 철새가 전혀 올 수 없는 생태폐허로 만든 전형이라며 개탄했다. 을숙도는 밤에 맹꽁이의 합창으로 찬란하던 곳이다. 그러나 이제 맹꽁이는 거의 오지 않는다고 했다. 혹시 맹꽁이 소리가 들릴까봐 한밤중에 나가 귀를 기울여보지만 을숙도를 이렇게 개발한 후에는 한 마리의 맹꽁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인간의 문명이 피조물의 생명터전을 송두리째 파괴한 것이다.

이것뿐이 아니다. 낙동강하류는 일제가 낙동강줄기를 막아 농지를 조성한 것을 비롯하여 개발시대에 거대한 공단조성을 해 놓았고 아파트촌을 건설해 놓았다. 아미산전망대에서 낙동강 생태를 설명해 주던 분은 인간의 개발이 어떻게 생태를 파괴하는지 설명하면서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의 생태는 일촉즉발의 생태위기로 몰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낙동강 하류를 찾아오는 외국인마다 탄식하고 돌아간다고 하면서 낙동강 살리기는 보를 건설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해 놓은 인공시설을 해체하고 강이 흐르고 싶어 하는 자연생태의 리듬 그대로 가도록 생태에 자유를 주는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내년에 WCC 총회참석자들이 이곳을 찾고 어떤 느낌을 가질까 염려가 되었다.

부산,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전 세계는 생태위기로 시달리고 있다. 피조물의 탄식과 고통이(롬8:22) 극에 달하고 있고, 썩어짐의 종노릇으로부터 해방받기 위해(롬8:22) 하나님의 아들들의 나타나심을 간절히 고대하고(롬8:19) 있다. 하나님의 창조세계가 인간문명의 종노릇에서 해방받기 위한 생태의 구원이 이 시대 세계 기독교가 감당해야 할 최대의 구원사업이다.

생태정의는 WCC 부산총회를 특징짓는 중요한 주제가 될 전망이다. WCC는 그동안 “인간과 생태가 중심이 되는 대안적 지구화(Alternative Globalization Addressing People and the Earth: AGAPE)"를 주창하는 소위 아가페 프로세스(AGAPE process)을 진행해 왔다. 제9차 총회(2006, 포르토 알레그레)에서 경제, 생태 정의를 촉구하는 아가페 부름(AGAPE Call)이 선포되었고 부산총회에서는 생태정의(Eco-Justice)를 위한 장기적 헌신을 세계교회에 촉구할 예정이다. 나는 부산총회가 생태총회가 됨으로써 우리와 우리의 자손들이 대대로 을숙도에서 울리는 맹꽁이의 합창을 들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

(박성원, 기독공보 주간논단 2012. 11. 30. 기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