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워지는 신앙

성 경 : 마태복음 5장 17-20절
  
오늘 우리 교회는 교회창립 제 103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이 뜻깊은 날에 하나님께서 특별한 은혜를 우리 교회와 우리 교회에 속한 모든 믿음의 가족들 위에 베풀어 주시기를 기원합니다.


우리 인간이 축하하는 생일은 이 세상에 탄생한 사실 자체에 대해서 주로 의미를 부여하는 차원에서 기억하고 축하합니다. 그러나 교회의 생일은 조금 다르다고 생각됩니다. 그 이유는 교회는 생겨난 사실 자체보다 교회가 오늘 감당하고 있는 사명에 그 중요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회는 3년전에 100주년을 기념하고 이제 선교2세기를 향해 새로운 복음증언의 행진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100년동안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복음을 증언해 온 그 저력을 바탕에 깔고서 앞으로 다가오는 세기에 더욱 힘차게 복음증언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우리는 지금 심호흡을 하면서 준비하고 있는 중입니다.

저는 유서깊은 부산진교회의 선교2세기를 여는 책임을 맡고서 우리 교회가 해야 할 사명을 역사적 책임을 다하는 교회 로 제시하였습니다. 100년전에 우리 나라가 어둠속에 있을 때 복음으로 이 민족위에 여명을 가져오게 한 그 역사적 사명을 앞으로 맞을 새로운 미래에 다시 한번 감당하여야 한다는 인식하에 그렇게 정한 것입니다. 교회는 계속 개혁되어야 한다 는 종교개혁의 정신은 차치하고서라도 우리 교회는 새로운 시대에 역사적 책임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새로워지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 지난 한 해동안 우리 스스로 확인해 온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 역사적 책임을 충실히 감당하기 위하여 우리는 지난해에 새로워지는 교회 라는 표어아래 우리 스스로를 새롭게 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예배를 새롭게 하고 신앙을 새롭게 하고 생활을 새롭게 할 목표를 세우고 달려왔습니다.

지난 한해 동안 우리는 몇가지를 새롭게 해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개혁교회 예배의 전통대로 회중의 참여가 많은 예배, 회중 스스로 준비하고 구성하는 예배, 기쁨이 있고 자유로운 예배, 말씀과 성찬이 균형잡힌 예배, 성서의 말씀이 다양하게 표현되는 예배, 한국문화전통을 다소나마 담은 예배, 예배를 그저 하나의 반복되는 형식이 아닌 늘 새롭게 정성을 다하여 준비하는 그런 예배를 드리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이렇게 예배를 새롭게 하는 중에 많은 분들이 교회에 새로운 생기가 도는 것같아 기쁘다란 말을 하기도 하고, 이제 비로소 지루하고 의미없던 예배가 마음에 와닿는 감동적인 예배가 되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어떤 분들은 조금 혼란스럽기도 했을 것입니다. 특히 지금까지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고도 잘 믿어왔는데 구태여 이렇게 한다고 해서 더 잘 믿는건가? 지금 와서 다 새롭게 바꾼다면 지금까지 우리가 믿어온 것은 다 잘못된 것인가? 하는 그런 의문과 혼란을 느끼는 분도 분명히 계실 것입니다. 또한 다소 혼란스럽고 때로는 이상스럽기조차 하기 때문에 그냥 옛날대로 하면 안되느냐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습니다.

옛날처럼 해서 안될 것은 결코 없습니다. 이렇게 예배 안드리면 예배를 못드리는 것도 아닙니다. 다른 교회는 여전히 그렇게 드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렇게 해서는 우리 교회가 새로운 미래시대에 비젼을 제시해야 할 사명을 전혀 감당하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지난 1월4일 부산지역기독교지도자 신년하례회에 다녀왔습니다. 제가 부산진교회에 왔다는 소개를 듣고는 부산지역 기독교지도자들이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하시는 말씀이 이제 우리 부산기독교계가 새로워지겠네요!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부산진교회에 대한 기대라고 생각됩니다. 우리 교회는 비록 그 숫자나 규모에 있어서는 우리 교회가 설립될 그 당시 같지 않지만 교회의 지도력은 날이 갈수록 그 기대가 더욱 증대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기억해야하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을 보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비슷한 문제를 예수님 당시의 사람들도 겪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은 유대인들이 이제까지 지켜오던 율법에 대해서 예수님께서 모조리 새로운 해석을 내리시는 작업을 하시는데 그 작업을 하시기 전에 미리 말씀해 두시는 장면입니다.

"내가 율법이나 선지자나 폐하러 온 줄로 생각지 말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라 완전케 하려 함이로라."

이 후에 전개되는 예수님의 말씀을 보면 살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헛맹세를 하지 말라, 눈은 눈을, 이는 이로 갚으라, 원수를 사랑하라, 이런 율법에 대해서 옛사람에게 말한바 너희가 이렇게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하면서 전부 율법을 새롭게 해석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새로운 해석은 지금까지 유대인들이 하나님의 율법을 문자적으로 인습적으로 이해하던 것을 그 깊은 본 뜻을 일깨워 주심으로 그 말씀을 더 깊고 더 넓게 이해하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새로운 해석은 유대인들이 지금까지 문자적으로 이해 해오던 것을 더 넓고 더 깊게 확대하고 심화시킨 것입니다. 사실 예수님의 모든 행동과 새로운 시도는 정통유대인들에게는 이단과 같이 보일정도로 이상했습니다.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라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다라든가, 간음하다 잡혀온 여인을 율법에 따라 돌로 쳐죽이기는 커녕 도리어 너희중에 죄없는 자가 돌로 치라고 한다든지, 바리새인들의 기도보다는 과부의 엽전이 하나님이 더 기뻐 받으시는 제물이라고 한다든지 지금까지 정통유대인들이 생각해오던 신앙관과는 상당히 다른 면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많은 혼란에 빠졌습니다. 심지어 이 예수는 지금까지 지켜오던 율법을 깡그리 부정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가졌습니다.  여기에 대해 예수님은 내가 율법을 폐하러 온 것이 아니라 완전케 하러 왔다고 하였습니다.

우리 부산진교회를 새롭게 해야 한다고 할 때 이것을 예수님의 개혁과 동등한 위치에 놓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가 새롭게 시도하는 것은 새로워지려는 것이고 완전케 되기 위한 작은 노력이지 지금까지의 우리의 신앙이 모두 잘못되거나 폐기되어야 한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다시 말씀드리거니와 우리가 이 새로워지는 운동을 그만 둔다면 우리는 지금부터 역사를 후퇴해야 합니다. 우리는 가만히 우리의 것을 지키고 있다 하더라도 세계의 역사가 엄청난 속도로 진보하고 있을 때 가만히 있는 것은 결국 후퇴 내지 낙오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우리나라가 중단없는 개혁을 해야 하듯이 우리 교회도 새로워지는 운동을 중단해서는 안됩니다. 한국교회앞에, 다가오는 미래에 대응하고 문화와 역사를 선두에서 이끌어가는 교회가 되기 위해 우리는 이 새로워지는 운동에 더 박차를 가해 선교2세기에 사명을 다할 교회로 그 능력을 갗추어 나가야 합니다.

신앙을 새롭게 한다는 것은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첫째는 율법화된 신앙, 그래서 이제 습관적이 된 신앙에 그 정신이 활발하게 살아있는 살아있는 신앙을 만든다는 의미가 있고, 둘째는 신앙을 성숙하게 한다는 의미가 그 속에 있습니다.  종교개혁자들은 교회는 계속 새로워져야 한다. 고 아주 강조했습니다. 종교개혁자들은 신앙이 진부해지지 않고 율법적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늘 새로워져야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교회는 늘 새로워져야 한다 고 강조했습니다. 바울사도는 새로워지는 신앙의 의미를 신앙의 성숙이라고 보았습니다. 바울사도는 신앙이 그리스도의 분량에 이르기까지 성숙해야 한다고 권면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새로워지라고 말씀하실 때는 신앙이 주변이 아닌 본질에 이르라는 뜻으로 말씀하십니다. 이 새로워지는 것에 대한 개혁자들과 사도바울과 예수님의 견해를 비교해 볼 때 가장 진보적이고 깊은 견해가 예수님의 견해입니다.  본질에 이르라! 개혁의 최종목표는 결국 본질에 이르는 것이지 어떤 유행처럼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새로워지는 운동은 결국 본질에 이르는 개혁운동입니다.

우리 교회가 작년에 새로워지는 운동을 전개했습니다. 이 새로워지는 운동은 적어도 3년은 지속적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새로워지는 교회 란 표어아래 새로워지는 예배, 새로워지는 신앙, 새로워지는 생활  세 가지 목표를 두었습니다.  이것은 그 첫 해인 작년에는 예배를 새롭게 하는데 중점을 두고, 그 다음인 올해에는 신앙을 새롭게 하는데 중점을 두고, 내년에는 생활을 정말 새롭게 하는 운동에 중점을 두면서 우리 교회를 새롭게 하는 3개년 프로그램을 진행하려 하는 것입니다.  예배를 새롭게 하는 것은 바로 영성을 새롭게 하는 일이기 때문에 이 일을 먼저 한 것입니다. 올 해도 예배를 새롭게 하고 이로써 우리의 영성을 새롭게 하는 일을 계속 추진할 것입니다. 지난 주일부터 예배가 조금 바뀌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다음 주일에 자세히 설명하려고 합니다.

올해의 새로워지는 프로그램은 신앙입니다. 그래서 올 해 우리 교회 표어를 새로워지는 신앙 이라고 정했습니다. 서울에 있는 미션리서치 (Mission Research)란 여론조사단체가 있는데 거기에서 한국의 대형교회의 신앙과 전망에 대해 조사한 자료가 있습니
다. 이 자료에 의하면 큰 교회 목회자들과 평신도들에게 지금 교회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과제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65.8%가 신앙성숙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향후 한국교회의 과제가 무엇이냐 하고 물었더니 79.8% 즉, 근 80%가 신앙성숙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니까 한국교회는 그 동안 양적으로 성장해왔는데 이제는 질적으로 성장해야 되겠다는 것이고 그 질적 성장도 신앙의 성숙이라고 못을 박았습니다. 질적으로 신앙이 성숙되지 않는 한 기독교는 이 한국사회를 영적으로 정신적으로 도덕적으로 인도하지 못합니다.

신앙이 성숙해 진다고 하는 것을 적극적인 차원에서 생각 한다면 아는 신앙이 되고 능력있는 신앙이 된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수십년 믿었는데도 무엇을 믿는지 믿는 내용에 대해 막연한 입장에서 그저 교회에 다니고 그렇기 때문에 결국 신앙이 힘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신앙의 내용이 분명치 않기 때문에 자기의 생활에 그 신앙을 제대로 적용하지 못하고 복음을 전도하는 일도 하지 못합니다. 신앙은 그 내용을 분명히 알고 믿어야 하고 자신의 삶이나 이 세상의 삶에서 힘을 발휘하는 신앙이 되어야 하고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신앙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올 해 우리 교회는 새로워지는 신앙 이란 표어아래   1) 성서적 신앙,  2) 개혁적 신앙,  3) 실천적 신앙이란 세 가지 목표를 세우고 우리 신앙을 성숙시키려고 합니다.

성서적 신앙이란 성서에 바탕을 둔 신앙을 말합니다. 지금 한국교회는 신앙이 성서에 바탕을 두지 않고 다른데 바탕을 둔 신앙이 상당히 많습니다. 신앙을 가지면 부자가 되고 소원이 풀어지고 하는 식의 무속적 신앙이 있는 반면 세상의 권세에 끌려다니는 신앙도 있습니다. 가르침이 혼란되어 있을 때 우리는 성서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됩니다. 종교개혁자들이 개혁을 할 때 오직 성서 (Sola Scriptura)라는 구호아래 모든 개혁을 성서를 기준으로 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 우리 교회는 교역자의 힘이 닿는대로 성경공부반을 많이 개설하려고 계획합니다. 가능하면 전교인이 어떤 성경공부반이든 참여하여서 성경을 배우면 좋겠고 올 해는 최소한 성경을 진지하게 읽으며 통독할 수 있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둘째는 개혁적 신앙입니다. 이것은 우리의 신앙이 사회를 선도하는 정도의 신앙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100년전에 한국에 복음이 들어올 그 때는 정말 소수며 낯선 그런 가르침이었으나 한국사회 전반을 개혁하고 바꾸는 능력있는 신앙이었습니다.  미신이 타파되고, 교육을 통해 지식을 일깨우고, 의료선교를 통해 병에 대한 무지에서 깨어나게 하였습니다. 남녀를 평등하게 하며, 여성도 교육을 받게 하고 심지어 한문에 의해 천대받던 우리글이 제대로 진가를 발휘하게 되는 개혁이 일어났습니다. 성경번역을 통해 우리나라에 근대문학이 처음 소개되고 찬송가를 통해 서양음악이 소개되는 진보도 보였습니다. 선교2세기의 우리 교회의 신앙은 과연 세상을 주도하는 신앙인가? 그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우리의 신앙은 개혁적 신앙으로 성숙되어야 할 것입니다.

셋째는 실천적 신앙이 되어야 합니다. 한국교회 신앙의 가장 큰 문제중에 하나가 신앙과 윤리가 일치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주일날 교회에 와서 사는 생활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세상에 사는 생활이 완전히 이원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신앙 따로 사는 것 따로 이렇게 사는 것은 결코 옳은 것이 아닙니다. 야고보선생은 행위가 따르지 않는 신앙은 죽은 신앙이라고 혹평을 했습니다. 우리 신앙이 성숙되기 위해서는 신앙이 실천적인 경지에까지 이르러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만 신앙을 성숙하게 한다는 것은 우리가 갖는 신앙이 제대로 능력을 발휘하는 신앙이 되게 하려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부산진교회 성도여러분!

우리의 신앙을 더 성숙하게 하기 위해서 올 한해도 열심을 다하여 새로워지는 교회가 되도록 노력하십시다. 특별히 신앙을 새롭게 함으로 성서적 신앙으로 바른 신앙을 가지고, 개혁적 신앙으로 이 시대의 역사를 바르게 하고 실천적 신앙으로 우리 자신과 우리 사회가 새롭게 되고, 바르게 되는데 이르도록 노력하십시다. 새로워신 신앙, 능력있는 신앙, 믿음과 행위가 일치되는 신앙을 우리 부산진교회 가족들이 갗추었을 때 하나님께서 크게 기뻐하시면서 우리 교회를 들어 쓰셔서 이 시대를 새롭게 하는 큰 희망이 되게하실 줄 믿습니다. 아멘.
               
<박성원 목사 1994. 1. 9. 부산진교회, 교회설립 제103주년기념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