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세계교회 전망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히 있도다.” 전도서 기자는 이렇게 단언했다 (전 1:4). 이 말은 ‘세상의 세월이 아무리 바뀌어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만큼은 결코 변하지 않고 영원할 것’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 단언이었다. 그러나 지금도 이 단언이 유효할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땅은 지금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기후위기, 생태계의 혼란 등 흔들리지 말아야 할 우리의 생명의 터전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 해 일본에 밀어닥친 쓰나미와 그로 인한 원전사태는 이 시대의 흔들리는 땅의 한 단면이 아닐까?

기후변화와 생태위기의 심각성이 깊어짐에 따라 세계교회는 기후변화의 문제가 더 이상 자연현상의 문제가 아닌 도덕과 윤리의 문제이며 신앙과 영성의 문제, 나아가 교회의 선교의 문제로 인식하려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 11월 28일부터 12월 10일까지 아프리카 더반에서 유엔기후변화 회의(COP17)가 열렸다. 이 회의를 앞두고 기독교를 포함한 세계의 종교인들은 남아공 더반 킹스 파크 스타디움에서 기후정의를 위한 종교인대회를 가지고 기후혼돈을 일으키고 있는 세계를 향해 “우리는 신앙인이다. 지금은 기후변화에 대해 말해야 할 때이다.”(We have fatih. It's time for Climate Change.)라고 선언했다. 신앙인들은 지금 기후변화를 종말론적 위기로 보려고 하고 있다.

지금 하나님의 창조세계는 인간의 탐욕으로 인하여 회복불능의 상태로 파괴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지구의 근래 역사상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하고 있다. 바다는 산성화되고 지구의 생태구조가 극심한 혼돈을 겪고 있다. 동 아프리카는 60년이래로 가장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고 세계 인구의 반 이상이 기후변화의 파국적 영향아래 그 삶이 위협을 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되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되기 전에 세계가 현재의 탄소배출량을 감소해야 할 기간이 10년도 채 남지 않았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의 세계는 아직도 이 위기의 긴급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거나 깨달아도 돌아서지 않고 있다.

이런 기후변화와 생태위기에 대해 세계교회협의회(WCC)와 회원교회들은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이 문제와 씨름해 왔다. 1999년에는 기후정의와 창조세계의 보전을 위해 한국에서 정의 평화 창조의 보전(JPIC) 세계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그러나 WCC는 현재의 생태위기가 한계에 다다랐다고 보고 이에 대한 교회의 대응도 그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유엔기후변화회의를 앞두고 WCC와 회원교회들은 다양한 활동과 준비를 하면서 아주 구체적인 제안을 했다. 유엔과 국제사회는 지금까지 회의에 회의만 거듭하면서 수많은 약속만 남발할 뿐 구체적인 조치를 제대로 취해 오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교회와 사회의 경고도 더욱 긴박해 지고 있는 것이다.

세계교회협의회 총무 올라프 트베이트 박사는 더반에서 열린 회의가 국제사회가 기후변화에 대해 구체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고 그 긴급성을 환기시키고 첫째, 현재 국제사회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법적장치인 교토 의정(Kyoto protocol) 제2기를 새로 선언하고, 둘째 2015년까지 법적 구속력을 가진 명쾌한 협상을 이번 합의에 포함시키고, 셋째, 이전의 칸쿤합의의 약속을 이행할 녹색기후기금을 집행할 구체적 절차를 확정할 것 등을 촉구했다.

카나다교회협의회도 오타와에서 기후변화를 위한 종교간 모임을 가지고 “기후변화의 뿌리에는 영적 위기가 있다.”고 인식하며 지구온난화에 대한 도덕적 책무를 상기시켰다. 참석자들은 유엔기후변화회의에 보내는 공동서한에서 ‘지구는 미래세대의 생명과 복지를 위해서 반드시 지켜져야 함’을 강조하고 기후정의를 위한 실현가능하고 확실한 조치를 하도록 요구했다.

남인도교회도 지난 해 세계 숲의 해를 맞아 세계교회협의회 및 인도교회협의회와 함께 첸나이에서 협의회를 가지고 ‘생태정의를 위해 일하는 것은 바로 교회의 선교’라고 선언하고 숲과 생태를 지키는 일에 대한 신학적, 윤리적, 영적 의미를 부여하며 인도와 세계의 모든 교회가 기후정의와 창조의 보전을 위해 선교적 헌신을 하기를 희망했다.

세계교회협의회는 제네바에서 제네바종교포럼과 공동으로 ‘기후변화와 인권의 상관관계’에 대한 회의를 하고 기후변화가 세계의 가장 열악한 인권상황에 있는 사람들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고 있는 현실을 재차 확인하는 한편 기후변화와 인권의 관계에 관한 여러 유엔인권위원회의 결의사항을 존중하고 실행하도록 촉구했다.

2050년이 되면 기후변화와 관련된 난민수가 2억에 이르리라고 보고되고 있다. WCC 회원교회중에 기후변화에 의해 가장 최초의 극심한 피해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남태평양 투발루(Tuvalu)에 있는 투발루회중교회는 WCC에 긴급서한을 보내고 기후변화로 점점 물속에 잠겨가는 투발루를 위해 기도해 줄 것을 요청하고 기후변화가 지속되지 않도록 전 세계가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고 예상되는 침수에 대비해 투발루 국민 이동에 대한 대책도 마련할 것을 탄원했다.

기후변화와 생태정의는 2013년 10월 30일부터 11월 8일까지 한국 부산에서 열릴 제10차 총회에서 가장 심각하게 다루어질 선교적 과제중의 하나로 예상된다. 부산총회의 주제가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로 정해진 것도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이다.

세계교회협의회는 1998년 하라레에서 열린 제8차 총회에서 편만한 폭력을 뿌리 뽑기 위해 온 세계교회의 헌신을 결집하는 ”폭력극복 10년 운동“을 선언했다.

세계교회협의회는 2013년 부산총회에서는 생태정의(Eco-justice)를 위해 세계교회가 10년 동안 집중적으로 헌신할 것을 토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2012년 6월에 중국 난징에서 그동안 세계교회협의회가 집중적으로 연구해 온 ‘빈곤과 부 그리고 생태의 관계성’에 대한 세계포럼을 개최하고 ‘생태정의를 위한 10년운동’ 준비를 하게 된다.

생태정의는 단순히 정의의 이슈로만 아니라 선교적 과제로도 인식할 예정이다. 2012년 3월 마닐라에서 개최할 WCC 선교와 전도 사전협의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만약 부산총회가 “생태정의를 위한 10년 운동”을 선언하게 된다면 생태정의는 기독교선교과제의 1순위가 될 것이다. 한국교회도 이제 신앙의 눈으로 기후변화를 인식해야 할 때가 되었고 하나님께서 모든 생명체의 집으로 부여하신 이 지구의 보전을 위해 행동으로 기도하며 선교적 행동에 돌입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