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제10차 총회의 해를 선포하며 드리는 말씀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의 해를 선포하며
한국교회와 세계교회에 드리는 말씀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를 2013년 10월 30일부터 11월 8일까지 한국 부산에서 개최할 수 있도록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립니다. 1948년 암스테르담에서 창설된 WCC는 140개국, 349개 교단, 5억6천만의 신자들로 구성된 세계기독교의 대표적 연합체로서 교회의 일치와 교제, 공동선교와 봉사,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의 복음을 증거해 왔습니다. 비교적 짧은 역사를 지닌 한국교회가 세계기독교사적 의미를 지닌 WCC총회를 유치하게 된 것은 한국교회가 세계교회 앞에 책임 있는 지도력을 행사하도록 부름받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WCC총회는 단순히 회무만을 처리하는 모임이 아니라 전 세계에 흩어진 모든 교회가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임을 재천명하고 시대가 안고 있는 문제들과 도전 앞에 함께 복음적 응답을 하는 세계교회의 공동선교의 중요한 기회와 장입니다. 이와 같은 역사적 총회를 한국교회가 하나 되어 섬길 수 있도록 우리는 WCC 가맹교단뿐만 아니라 모든 한국교회가 참여하는 범교단적인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하여 기도하며 준비해 왔습니다.

일부 한국교회와 세계교회가 그동안 WCC와 관련하여 우려와 비판의 입장을 표명해 온 것도 사실입니다. WCC에 참여하는 일부 신학자나 단체들이 과격한 정치적 입장이나 전통적인 기독교신학에서 벗어난 종교다원주의적 의견, 혹은 인간해방에 치우친 선교 신학적 입장 등을 제시한 경우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우리는 WCC가 한국과 세계의 보수적 교회들의 우려와 비판의 소리를 겸허히 경청하고 보다 균형 잡힌 복음적 입장을 취하도록 노력해주기를 바랍니다. 또한 WCC부산총회를 계기로 보수적 복음주의 교회들은 그동안 관심 갖지 못한 인권, 정의, 사회 참여 등의 사역을 WCC로부터 배우는 한편, WCC는 복음주의 교회들이 지켜온 순교적 신앙, 경건한 영성, 성경의 권위에 대한 경외심을 배움으로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대한 온전한 이해와 새로운 열정을 되찾게 되기를 열망합니다.

WCC는 그 헌장 1조에서 “성경에 따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이며 구주로 고백하고, 성부, 성자, 성령 한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기 위한 공동 소명을 함께 성취하고자 노력하는 교회들의 교제”라고 그 존재근거를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한국교회는 WCC 부산총회가 명실 공히 성경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고백을 확실히 하고 삼위일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부여받은 시대적 사명을 함께 감당하는 ‘성령 안에서의 믿음의 잔치’가 되도록 열심히 기도하며 성심을 다해 섬길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교회는 온전하지만 그 교회를 구성하고 있는 인간은 불완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신 5:32)고 거듭 권고하셨지만 유한한 인간은 정치적, 역사적 상황에 따라 때로는 좌로, 때로는 우로 치우치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 한계를 넘어서 ‘모든 것을 합력하여 결국 하나님의 선을 이루도록’(롬 8:28) 역사하실 것임을 믿습니다. 우리는 신학적 관점과 이해의 차이로 인해 에반젤리칼, 에큐메니칼 등의 구분을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 모두는 이미 부인할 수 없이 ‘하나’입니다. 우리의 ‘하나 됨’은 성령이 교회에 주신 주권적 은혜입니다. 모든 교회는 우주적 교회에 속해 있습니다. 모든 교회는 다른 교회들과의 거룩한 교제로 서로 연결될 때 비로소 그 우주성을 온전하게 성취할 수 있습니다. 온전한 교회로서 온전한 복음을 온 세상에 온전하게 증거하는 것(The whole Churches' whole Proclamation of the whole Gospel to the whole World)이 교회의 온전한 사명입니다.

한국교회는 WCC 부산총회를 통해 WCC에 많은 영적 도전과 기여를 할 사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순교적 신앙, 역동적 영성, 복음적 신앙, 헌신적 선교, 책임 있는 역사적 증언, 희생적 봉사의 경험을 가진 한국교회가 WCC 부산총회를 통해 이 귀한 은사를 세계교회와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한 분단된 한반도가 평화적 통일을 이루며 아시아와 세계, 나아가 하나님의 창조세계 전체가 겪고 있는 총체적 위기와 갈등과 아픔과 혼돈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하나님의 생명과 정의와 평화로 치유되고 회복되는 은총의 총회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아버지여,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 그들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 아멘. (요한복음 17장 21절)

                                                                                                                2013년 1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