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달루시아의 역사와 문화를 걷다 ③ - 이미 실현된 이상사회(utopia)에 놀라다

알 안달루스의 역사문화 저력은 그 이름에서 벌써 나타난다. 알 안다루스는 중세시대 안달루시아 땅을 지칭하는 말인데 “땅을 뺑뺑이 돌려서 나눠준다. 배분해 준다.”란 뜻이다. 어떻게 이런 뜻이 주어지게 되었을까? 그것은 바로 10~11세기에 알 안달루스 왕국이 이룬 이상사회에서 비롯된다. 7세기 안달루시아는 서코트족의 지배하게 있었다. 비지고트 왕은 엄청난 폭군이었고 대부분의 땅은 왕과 귀족들 손에 있었다. 그 당시에는 사실 땅이 경제권의 전부였다. 알 안달루스 왕국 압델 라만 왕은 이 땅을 모조리 빼앗아 백성들에게 공평하게 나누어 주었다. 안달루시아란 이름은 여기에서 유래되었다.

50년마다 채무로 빼앗긴 땅을 무상으로 다시 원소유자에게 되돌려주는 성경의 희년(Jubilee)이란제도가 알 안달루시아에는 이미 실현된 셈이다.

땅의 공평분배를 위해서 역사 속에서 얼마나 많은 혁명들이 일어났으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는가? 오늘 세계경제를 지배하는 신자유주의 경제는 상위 20%가 세계 부(富)의 83%를 점유하고 나머지 17%를 세계인구 80%가 나누어 가진다 하여 샴페인 잔 경제(Champaign Glass Economy)라 부른다. 이런 불공평한 세상을 우리는 원하는가? 역사가 거꾸로 가는 것이 아닌가? 수많은 혁명들이 지향했던 땅의 공평분배, 온전한 경제정의, 아직도 세계가 꿈꾸는 실현불가능한 그 이상사회(utopia)를 알 안달루시아 왕국은 이미 첫 천년 말에 이룩한 것이다.

알 안달루스 왕국은 단순히 땅의 분배를 하는 혁명의 자리만이 아니다. 안달루시아에는 인구 50만명에 공중목욕탕이 300개, 종교시설 300개, 병원 50개가 있어서 시민들의 사회문화생활이 이미 정착되어 있었다. 시민들의 문화적 생활향상을 포함하여 철학, 신학, 수학, 과학, 의학, 약학, 건축, 천문학 등 전반에 걸쳐 고도의 수준 높은 문명이 발달하였고, 민(民)이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가 현실적으로 실행되고 있었다. 오늘의 민주주의와 사회주의가 융합되고 수준 높은 정신문명과 사회복지가 실현된 곳이다. 안달루시아 사회상을 이야기하다 보니 “이미 실현”이란 말을 썼다. 알 안달루스 왕국은 인류가 그렇게 갈망하는 이상사회로서 오래된 미래(an old future)가 아니었던가?